[앵커]
'학대피해아동쉼터'는 학대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당한 아이들을 돌봐주는 곳입니다. 올 해 서울시에 두 곳이 문을 열 예정인데요.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심리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치료와 보호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아이들을 책임질 공간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학대피해아동쉼터',
45평 아파트에 5명의 아이들이 지내고 있습니다.
부모의 사랑이 한참 필요한 시기의 아이들은
이곳에서 함께 지내는 사회복지사를 '이모'라 부르고, 쉼터에 상주하는 미술심리치료사와 치료를 병행합니다.
학대피해아동 쉼터는 말 그대로 학대로 인해 후유증이 있어 일반 시설에서 보호하기 어려운 아이들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의식주와 상담 치료, 교육을 지원하는 곳입니다.
학대를 발견한 경찰이나 사회복지사가 복지관련 부서나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의뢰 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입소가 결정됩니다.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우선 안정적인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심리검사를 통해 아이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황은희 원장 / 학대피해아동쉼터>
"(최근 입소하는) 아이들의 90%는 ADHD이고 분노조절장애, 폭력성, 조현병 등을 이중으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요. 이 아이들을 당장 심리치료 등의 케어를 받지 않으면 (미래에)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현재 전국에 학대피해 아동을 위한 쉼터는 57곳,
지난해 학대피해 건수 1만 1천 건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학대피해가 발생한 서울의 경우 올해 두 곳의 쉼터가 운영을 앞두고 있는 상황.
<이현숙 팀장 / 서울시 가족담당관>
"아이들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타 지자체보다) 시간적으로 지연된 부분이 있습니다. 잘 챙겨져서 충분히 아이들에게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보건복지부와 서울시는 계속해서 공간을 확보하고 쉼터를 늘려갈 계획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인력입니다.
현재 쉼터에 근무하는 2명의 사회복지사는 24시간 아이들을 돌보면서 청소, 식사와 같은 가사노동을 동시에 담당합니다.
일반 아이들보다 돌보기는 힘들지만 임금과 노동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하다보니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력도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최선숙 사무국장 / (사)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근본적으로 (급여, 근로환경 등의) 처우가 열악하고 보호하는 아동도 학대피해아동이기 때문에 심리 정서적으로 어려워서 일반 아동 한 명 양육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종사자의 품과 소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들에 대한 처우개선도 필요하고요."
아동학대 피해 건수는 지난 2014년 아동학대특례법 시행 이후 매년 증가 추세.
아동 학대가 수면위로 올라오는 만큼 이러한 아이들을 책임질 시설과 인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학대피해 아동들의 상처는 깊어지고 있습니다.
tbs 김지희(
kimjh@tbstv.or.kr)입니다.